세탁기 전기세의 약 90%가 물을 데우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이걸 처음 알았을 때 좀 놀랐어요. 모터 돌리고 물 펌프 작동하는 게 전기 많이 먹는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사실 물 온도 올리는 게 거의 다였어요. 그 말은 온도 하나만 바꿔도 전기세가 체감될 만큼 달라진다는 얘기입니다. 다른내용이긴하지만 휴대폰에서도 전기를 가장 많이 잡아먹는건 조명이아닌 카메라였다는 사실과 같은 맥락이어서 더욱 놀라웠습니다..(그럴줄이야..하는 ㅎㅎ)
세탁기 전기세는 관리하기 나름이다
그래서! 숫자로 직접 계산해 보았습니다. 10kg 드럼세탁기 기준, 주 5회 세탁, 1kWh당 약 150원으로 잡았습니다.
찬물 30도 이하로 돌리면 한 번에 약 0.2kWh가 써요. 월 20회 기준으로 600원이 나옵니다. 40도 온수는 한 번에 1.0kWh, 월 3,000원. 60도는 2.2kWh에 월 6,600원. 95도 삶음 코스는 3.0kWh에 월 9,000원까지 올라갑니다.
찬물이랑 60도만 비교해도 월 6,000원 차이예요. 1년이면 72,000원입니다. 세탁기 설정 하나 바꾸는 것치고는 꽤 큰 금액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찬물만 쓰면 되는 거냐? 하면, 그건 또 다른 문제가 생겨 버리고 맙니다. 찬물 세탁만 계속하면 세탁조 안에 세균이랑 곰팡이가 쌓입니다. 기름기 있는 때도 찬물로는 잘 안 빠지고요, 세탁기에서 냄새 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거예요!!
그 놈에 쉰내!!
대신, 합리적인 조합이 있습니다. 평소 일반 빨래는 찬물 30도 이하로 돌리고, 2주에 한 번 정도 60도 세탁을 한 번 섞어주는 겁니다. 수건, 이불, 속옷 같은 걸 이때 모아서 같이 돌리면 살균도 되고 전기세도 아낄 수 있습니다. 매번 고온으로 돌릴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 입니다.
요즘 세제는 찬물에서도 세척 성분이 충분히 활성화됩니다. 예전처럼 뜨거운 물 없으면 때가 안 빠지는 제품이 거의 없어요. 세제 포장에 저온 세탁 가능이라고 써있으면 찬물로도 충분합니다. 저도 몇 년 전부터 거의 찬물 세탁으로 바꿨는데 세탁 결과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세탁기 바꿀 계획이 있다면 에너지 효율 등급도 꼭 확인하세요. 5등급이랑 1등급 세탁기 전기세 차이가 연 3~5만 원 수준이에요. 오래 쓸 거라면 처음에 좀 더 주고 효율 좋은 걸 사는 게 장기적으로 이득입니다.
결국 온도 설정 하나가 전기세에서 가장 큰 변수예요. 찬물 기본, 가끔 고온 한 번. 이것만 지켜도 1년에 꽤 아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