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살 때 제일 많이 실수하는 게 용량이다.

가전매장 가보면 20kg 넘어가는 대용량이 매대 앞에 깔려 있다. 판매원도 "요즘은 이불도 집에서 다 빠니까요"라고 권한다. 근데 20평대 신혼집에서 20kg 세탁기를 사면 세탁조 안이 늘 반 이상 비어서 돌아간다. 3년 전 이모가 그렇게 샀는데 결국 "너무 커서 전기세만 더 나온다"고 후회하더라.
기준은 단순하게 잡으면 된다.
1~2인 가구 10~12kg. 3~4인 가구 15~17kg. 4인 이상이거나 이불을 자주 빠는 집 19kg 이상. 이게 평균이다. 평수 말고 사람 수를 먼저 본다. 평수는 배치만 정할 때 쓴다.

용량을 키울수록 좋은 건 이불 세탁 빈도가 높은 집이다. 퀸사이즈 이불 한 채가 4~5kg인데, 여기에 일상 빨래까지 같이 돌리려면 17kg는 돼야 여유가 생긴다. 반대로 이불은 빨래방에서 돌리고 집에선 옷만 돌릴 거라면 12kg로 충분하다.
놓치기 쉬운 건 세탁기가 놓이는 자리의 폭. 대용량일수록 본체가 넓다. 베란다 수도 배관 간격, 문 여닫힘, 배수구 위치까지 미리 재고 가야 한다. 매장에서 "이거 저희 집에 들어갈까요"라고 물어보는 사람 없는데, 이게 제일 중요하다.
살 때 한 번 잘못 고르면 10년을 쓴다. 용량은 가족 수 기준으로, 공간은 치수 측정으로. 이 두 개만 지키면 큰 실패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