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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알면서도 안 하는 게 세탁기 필터 청소입니다. 어릴 때 집에서 쓰던 세탁기도, 결혼하고 처음 장만한 세탁기도, 최근에 바꾼 세탁기도 전부 그랬습니다. 필터에 먼지가 쌓인다는 건 알고 있는데, 막상 빨래 넣고 돌리기 바쁘다 보면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어느 날 세탁기에서 달그락달그락 소리가 나고, 배수도 안 되고, 냄새까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통 안을 아무리 봐도 이상이 없어서 한참 의아해하다가 필터 쪽을 열어보니, 그야말로 각종 이물질과 먼지로 완전히 막혀있었습니다. 그 뒤로 와이프에게 한 소리 듣고, 통세척부터 콘덴서, 배수 필터까지 보이는 건 전부 다 청소해버렸습니다.
세탁기 필터, 왜 막히면 문제가 생기는 걸까요?
필터는 세탁 중에 발생하는 머리카락, 섬유 보풀, 각종 이물질이 배수구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부품입니다. 여기서 배수 필터란, 세탁기 내부의 물이 빠져나가는 통로 앞에서 이물질을 걸러주는 망 형태의 부품을 말합니다. 이게 막히면 물이 제대로 빠지지 않으니 세탁 시간이 길어지고 세탁기 모터에 무리가 갑니다. 심한 경우에는 배수 오류 메시지가 뜨거나 세탁기가 아예 멈춰버리고, 더 나아가 배수 펌프가 고장나 적지 않은 수리비가 나오기도 합니다. 세탁기 교체 주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온다 싶으면, 필터 관리를 얼마나 했는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집 세탁기 필터는 어디에 있을까요?

드럼세탁기는 본체 하단 전면 패널 안쪽에 필터가 있습니다. 패널을 열면 배수 호스와 함께 필터 마개가 보이는데, 반드시 배수 호스로 물을 먼저 빼고 나서 마개를 열어야 합니다. 그냥 열면 내부에 고인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니 대야를 미리 받쳐두는 게 핵심입니다. 처음에 아무 준비 없이 열었다가 바닥을 흥건하게 적셔본 분이라면 다음엔 꼭 기억하게 됩니다.
통돌이 세탁기는 세탁조 안쪽 상단이나 측면에 필터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랜드마다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제조사 매뉴얼을 한 번 확인해보는 게 좋고, 일부 모델은 필터가 따로 없고 세탁조 자체가 필터 역할을 하는 구조로 설계된 경우도 있습니다.
필터 청소, 어떻게 하면 될까요?

드럼세탁기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하단 패널을 열어 배수 호스 마개를 뽑고 대야에 물을 받아냅니다. 물이 다 빠진 걸 확인한 뒤 필터 마개를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 꺼내고, 엉켜있는 머리카락과 이물질을 손으로 먼저 제거합니다. 그다음 칫솔로 필터 망 사이를 꼼꼼하게 닦아주고 흐르는 물에 헹구면 됩니다. 필터를 다시 끼울 때는 손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로만 조여주는 게 좋습니다. 너무 세게 조이면 다음에 열기 어렵고, 고무 패킹이 손상되면 물이 새는 원인이 됩니다.
통돌이 세탁기는 필터를 분리해서 흐르는 물에 이물질을 털어내고 칫솔로 망 사이를 닦아주면 됩니다.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잠깐 담가뒀다가 헹구면 냄새 제거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얼마나 자주 청소해야 할까요?
기본은 월 1회 점검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라면 거의 2주에 한 번은 확인해야 하는 수준입니다. 반려동물 털이 필터를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막아버리거든요. 배수가 느려지거나 세탁기에서 오류 메시지가 뜬다면 주기와 상관없이 바로 필터부터 확인해보는 게 먼저입니다. 그리고 최근 워시타워처럼 세탁과 건조가 복합된 제품들이 많아졌는데, 그만큼 관리해야 할 부분도 늘어났습니다. 콘덴서 청소까지 신경 써야 하는 제품들도 있으니 구입할 때 꼭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제조사는 왜 이걸 더 크게 알려주지 않을까요?
필터 청소는 제조사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항목인데, 정작 사용설명서에는 깨알같은 글씨로만 표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에너지효율등급처럼 제품 앞면에 눈에 잘 띄게 붙여주거나, 작은 스티커 하나라도 필터 근처에 붙여둔다면 훨씬 많은 사람들이 챙길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세탁기를 케어한다는 개념보다 그냥 빨래 돌리는 가전으로 보는 경우가 많으니, 제조사 쪽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안내해주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필터 청소 한 번에 배수 속도가 달라지는 건 직접 해봐야 체감이 됩니다. 거창한 도구 없이 칫솔 하나와 대야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다음 빨래 돌리기 전에 딱 한 번만 시간 내서 열어보시면, 이후엔 훨씬 자주 들여다보게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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